최홍원 선생님의 제자들인 우리는, 그의 첫 개인전을 앞에 두고 모이게 되었다. 그가 강원도의 고등학교를 전근 다니면서 길러낸 제자들이어서 출신 학교는 각각 달랐지만, 선생님에 대한 기억이나 에피소드를 이야기 하는데 있어서는 마치 한 학교의 학생들이었던 듯이 함께 느꼈다. 우리는 그의 독특한 삶을 안다. 학생 시절에는 그런 선생님도 계시려니 했지만, 마흔이 넘도록 살아보니 그가 더욱 특별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그의 그림에 대한 열정을 안다. 학생 시절에도 그가 남 달리 실험적이며 끊임없이 그린다는 것을 알았지만, 졸업 후 이십년이 넘도록 한결같다는 것을 알고 그가 진정한 예술가임 을 알게 되었다. 우리는 그와, 그의 그림과, 그의 삶에 대해 너무 적은 숫자의 우리만 알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외로운 느낌도 들었다. 세명의 제자인 우리와, 그의 작품 슬라이드를 보 고 감탄하더라는 젊은 화가와 함께 선생님 이야기를 해보자고 했다. 내친 김에 진지한 생각과 객관적 잣대를 가진 미술평론가도 한 사람 더하여 선생님으로서의 최홍원, 화가로서의 최 홍원을 이야기 했다.
참석자:
장완두 (그래픽 스튜디오 '아트벨' 운영, 일러스트레이터, 중앙대학교 시각 디자인 전공, 1965년도 강릉상고 재학시 최홍원 선생님 제자)
김상락 (단국대학교 시각디자인과 교수, 중앙대학교 시각 디자인 전공, 1967년도 속초고등학교 재학 시 최홍원 선생님 제자)
이영혜 (잡지 · 출판 ‘디자인 하우스' 대표, 홍익대학교 응용미술과 졸업, 1970년도 원주여고 재학시 최홍원 선생님 제자)
강상중 (화가, 홍익대학교, 대학원 서양학과 졸업)
윤진섭 (미술평론가, 현대아트갤러리 관장)
강상중: 우연히 장완두 선배님의 스튜디오에 놀러갔다가 팜플렛 제작을 위해 늘어놓은 슬라이드를 보았어요. 누군지는 모르지만 그림에 천착해 들어간 진지하고 깊은 인상을 받을 수 있었어요. 무엇보다 아주 많이 그리고 있는 작가라고 느껴져서 이 사람이 누구냐고 물었지요. 초대의 화가는 하나의 직업으로 분류할 수 있다면, 최홍원 선생님 시대의 화가들은 그 바탕이 좀 다르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정서의 해갈, 감정의 호소, 선비적 가늠새 등이 이입되어 품격은 있을 수 있되 수없이 실험하려는 자세는 좀 적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시절을 지내온 선생님 그림에서는 한없이 실험적 흔적을 보이고 있었습니다.
장완두: 그래요. 지금까지 거의 하루도 붓을 놓은 적이 없으신 분이예요. 아마 보관해 놓은 그림만 해도 몇천장은 넘을 거예요.
강상중: 그렇게 많은 그림을 그리시고 예순을 넘으시도록 한번 도 개인전을 열지 않았다는 점도 저로서는 매우 궁금합니다.
이영혜: 당시의 분위기나 선생님 성품으로 그림을 남에게 보이 기 위하여서나 혹은 팔아야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으셨다고 생각합니다. 그랬기 때문에 자기 속 끝까지 뻗어나가 그림을 그릴 수 있었다고 봅니다. 선생님 예술 세계는 굉장히 깊고 혼자 엄청나게 즐기셨죠. 그리는데 대한 끝없는 열정, 어디에 도 야합하지 않고 고독한 즐거움을 누리신 분입니다.
장완두: 9남매 중 가장 막내이신데 평양 국립 미술학교 다니실 때 김일성의 초상화를 그리라고 강요당하신 적도 있으셨답니다. 홀홀단신으로 남한에 내려오신 분이어서 일가친척이 한 사람도 없으시지요. 끝없는 외로움에 시달리면서 자신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것은 오직 그림뿐이라 믿고 그림에 탐닉하셨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의 댓생실에는 항상 어머니의 흑백사진이 걸려 있었죠.
김상락: 네 그랬습니다.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가족에 대한 그리움과 홀로 남아있는 외로움 때문인지 선생님 작품에는 근원적이며, 인간의 원초적인 부분을 소재로 한 작품이 많습니다. 어떤 영역이라도 마음대로 날아다닐 수 있는 새(鳥)가 등장하는 것도 그리움이나 외로움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강상중: 아, 그랬었군요. 선생님 작품을 보면서 유난히 작품속에 감정의 배설이 짙게 깔려 있다는걸 느꼈죠. 예를 들어 초기부터 그리기 시작하신 새는 정체나 구역의 예속 없이 무한히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 할 수 있겠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죽어서까지 만나겠다는 의지를 나한(羅漢)으로 표현한 것이죠. 또, 어떤 하나의 형식 사조에 그의 작품을 대입시키기에는 독특한 그 나름의 개인적 신화가 있다고 봅니다. 특히 내용이 상당히 암울해야할 화면임에도 불구하고 칼라나 운필이 발랄하고 활기에 차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죠.
장완두: 60년대부터 펜화를 하시면서 의인화 되었거나 평면적으로 처리한 새를 많이 그리셨습니다. 매우 단순한 추측으로 북에 두고 온 어머니와 가족에게 뭔가 소식을 전하고 싶은 갈망같은 게 아닐까요? 아, 생각나는 게 있어요. 선생님의 화실 입구 문틀에는 미국에서 볼 수 있는 도식화된 마크 같은 새가 붙어 있었습니다.
강상중: 새는 하늘의 소리 전하는 메신저이며 의식과 무의식을 오가는 매체로서 새를 그릴 때는 마음속에 갈구하는 그 무엇을 그리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윤진섭: 신전의 열주에 의인화된 새그림은 작가 내면의 청량한 의식이 공감각과 원근을 통해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리 선생님을 만나 뵙고 또, 선생님에 대한 자료들을 면밀히 조사했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던 점이 아쉽습니다. 나름대로 선생님의 작품을 분석해보면 이 분은 매우 독자적 세계를 갖추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강원도라는 지역 중심으로 오랫동안 생활하셨기 때문에 상당히 오염되지 않은 세계에서 작업을 하셨다고 볼 수 있겠죠. 전체적 맥락으로 보면 신화성과 우리의 근원적인 정신세계와 역사성에 천착하고 있으며 이는 불화나 성황당 같은 소재 선택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고 봅니다. 색채로는 오방색을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의 무속성, 신화적 원형성에도 접목하고 있음을 잘 반영하는 것입니다. 또한 우리의 전통적 문화와 무속의 세계에 뿌리박고 있으면서 동시에 포스트 모더니즘에 있어서의 신화성, 민족적 미감에도 깊이 연루되어 있는 점에서 현대성을 갖춘 작가로 평가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의 포스트 모더니즘적 속성을 예로 설명해 보자면 부처님을 그린 그림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부처의 입상이 코로 대치되고 이마에 풍경과 하늘이 있으며, 풍경이면서도 얼굴 구성에 오버랩 되어 있는 떠오르는 해와 백호가 일치하는 점이 그것이겠죠. 무덤은 여자의 유방를 나타내고 머리 부분이 석굴로 되어 있는 등, 풍경과 인체의 오버랩 시키는 방법이 살바도르 달리와 같은 초현실주의자들이 많이 쓰는 수법인데 최홍원 씨는 이것을 우리의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다고 느껴집니다.
장완두: 그렇습니다. 선생님은 상상력이 탁월한 분이셨죠. 60년대에 팝아트 기획전에 참여하셨고, 인쇄물로 콜라주를 한다든지 그 위에 그림을 그린다든지, 여하튼 60년대 초부터 콜라주 작업을 많이 하셨습니다. 바다에서 떠내려 온 나무 조각, 스타킹이나 깡통을 뜯어 붙이는 오브제 작업 등, 다시 말해 새로운 기법과 다양한 효과에 대한 실험정신이 남다르셨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강상중: 아마도 그림을 그리시면서 해외사조의 정보를 많이 입수하지 않으셨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그러면서도 현재까지의 과정을 보면 우리 것을 찾는데 주력하신 것 같고요.
김상락: 작가별로 화집을 많이 모으셨어요. 구하기 힘든 작가의 화집을 구하시면 얼마나 즐거워하셨는지 모르겠어요. 실질적으로 무대에서 활동하지는 않았지만 정보는 상당히 앞서 갔으며, 종합지향의 과정을 거쳐 오늘에 이르지 않았나 생각 됩니다. 생전에 그렇게도 감정 표현을 절제하고 사신 분입니다. 좋은 것은 고개 한번 끄덕이면 그만이고 못마땅한 것은 참지 못하는 분이어서 학생들은 물론 아마 동료 선생님들 간에도 외경심을 품게 하는 분이신데, 좋은 화집 하나 구했을 때는 비로소 좋아서 웃으십니다.
이영혜: 그러셨지요. 고등학교 미술책에 나온 딱지만한 명화에 서 못 느꼈던 감동을 선생님이 보여주시는 커다랗고 인쇄가 좋은 외국 화집으로는 느낌을 달리 받을 수 있었지요. 그런 측면에서는 타고난 미술 선생님이셨어요.
장완두: 성격이 타고난 것 같아요. 어쩌다 전화를 해도 생활은 어떻게 하느냐? 아이들은 잘 크느냐?'는 등의 일반적인 인사치레 물음은 일체 없으시고 나, 요즈음 무슨 그림 그린다. 어떤 종류의 붓을 하나 구입했는데 아주 좋더라. 오늘은 그림을 두 장이나 그렸다.' 하는 이야기로 일관하시니 그분의 그림은 일상 그 자체인 셈이지요. 독특한 분이세요.
감상락: 선생님은 당신에게 방해되는 것은 못 참는 분이셨고 모든 말과 행동에 군더더기가 없으셨습니다. 싫은 것은 강하게 표현해도 좋은 일에는 결코 내색한 적이 없으셨죠. 항상 특수 한 환경에서 생활하시고 남다른 사고를 가지신 분이라 곁에 있다 보면 '이분이 정말 예술가구나' 하고 생각하게 됩니다. 선생님께서는 기법 개발 및 효과를 과감히 도입하신 분이셨습니다. 작가가 보통 자기가 추구하는 스타일만 추구하는 것 이 보통인데 반해 선생님은 항상 여러가지 새롭고 다양한 기법에 관심이 많으셨죠. 순수회화를 하셨지만 작품에는 디자인적 요소가 강하다는 것도 또한 선생님의 특이한 점입니다. 그런데 제자들 중에 순수 회화를 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것도 별난 일이예요. 아마 생활로서 보여 주셨기 때문에 여기 있는 우리가 모두 응용미술을 하게 된 것이 아니겠어요?
이영혜: 그 말씀이 옳아요. 제가 인상 깊었던 것이 있어요. 선생님 댁은 당시의 보편적인 주택 구조 중 하나여서 ᄀ자 집에 브로크 담, 그리고 대문에서 멀지않은 담벽에 붙은 화장실이 있는 그런 구조였어요. 이 화장실 꾸밈이 제게 얼마나 기분 좋은 충격을 주었는지 몰라요. 수세식이 아닌 변기에 뚜껑을 만들고 그 위에 그림 그려 놓은 것, 발 딛는 자리 표시, 벽에 그림과 마른 나무 가지 오브제... 그 감각이 확대되어 오늘날 제가 홈인테리어 부분이 강조된 행복이 가득한 집' 을 발행하게 되었는지 모르지요. 한마디로 선생님의 생활이나 성격, 그리고 그림은 이상한 호소력이 있다고나 할까요. 글로 치자면 이쁜 글이 아닌데 잘 안 쓰는 어법이나 단어를 사용하여 오히려 굉장히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것과 비견할 수 있겠죠.
윤진섭: 네 적절하신 표현입니다. 성황당 그림도 구성주의에 입각하지 않고 리얼리티에 가까운 현실을 담아 표현하셨죠.
장완두: 선생님께서 풍경을 그리실 때 항상 현장에서 그리셨습니다. 사인한 후에는 더이상 손을 댄 적이 없으시고요.
이영혜: 선생님을 얘기할 때 음악을 빼놓으면 안 되죠. 한마디로 클래식의 광이셨어요. 헨델의 메시아를 20년 전에 들으실 수준이었으니, 그 당시 구하기 힘들었던 판을 구하면 어린애처럼 너무나 좋아하셨지요. 교실 한 칸이 미술실이었는데 방 과 후에 들르면 언제나 낡은 턴테이블에 상당한 수준의 엘피 판이 돌고 있었어요. 선생님 댁을 가면 안방과 윗방을 터서 방 아랫목부터 웃목까지가 모두 판으로 꽉 찰 정도였어요. 작업을 할 때는 항상 음악을 틀어 놓았고, 예술에 관한 한 가짜로 하는 것을 굉장히 싫어했습니다. 참과 예술성과 고상함에 대해서는 한치의 양보도 없었던 거죠.
김상락: 그는 또한 밑그림이 없는 분이셨습니다. 음악을 들으면서 그것을 그대로 화폭에 옮기곤 하셨습니다. 한마디로 말해 음악세계와 조형세계가 같이 겸비되어 있는 분이죠.
장완두: 60년대는 오디오가 귀한 시절이라 내셔날 트랜지스터 조그만 것으로 클래식 음악을 애청하셨으며 엘피 원판을 당시부터 어마어마하게 많이 수집하고 있었습니다. 방학 때가 되면 학교 음악실의 스피커가 큰 오디오를 집에 빌려다 놓고 들으실 정도로 음악 애호가셨지요. 선생님께서 하신 말씀 중에 그림을 그리다 생각이 안나면 베토벤의 넘버 4를 들으라고 하셨던 게 기억에 남습니다. 당시만 해도 음악을 전공한 사람이 아니면 거의 도외시 하던 때라 판이 없어 청계천에서 하나 간신히 구했는데, 주인이 그 판은 잘 안 팔리는 것인데... 하더군요.
이영혜: 박봉에도 유명한 사람의 음악회는 서울까지 올라가서 보고 내려올 정도로 음악에 대해서는 열정을 지닌 분이셨습니다. 어린 나이의 제자 눈에도 이 사람은 무언가 다르고 특별한 사람이다'라는 게 느껴진 분이었어요.
장완두: 선생님의 면모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큰 아들 영주가 서울대학교에 붙었어요. 그 등록금을 내야하니 사모님이 선생님께 그 일을 부탁했어요. 고속버스 타고 택시타고 학교 앞에 다다르니 길 옆 풍경이 하도 좋고, 날씨에 취해 술 한잔 드셨다고 합니다. 등록금을 내려다가 거꾸로 돌아갈 때 쓰일 택시비, 고속버스비를 계산해 보니 그 때 돈 십원이 모자랐대요. 그래서 등록금을 안내시고 그냥 돌아오셨다지 뭡니까. 사모님께서 그 융통성 없는 분을 보고 어떤 심정이셨을지 상상이 가지요?
이영혜: 선생님다우신 일이예요. 사모님 얘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정말 아름다우신 분이셨어요. 예술가의 아내가 되려면 저 정도는 되어야 하는구나' 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우아하셨습니다. 가끔씩 선생님 작품의 모델이 되기도 하셨고요. 너무나 까다롭고 한편 어린아이 같은 남편을 한 사람의 아티스트로서 십분 이해해 주셨지요. 그리고 사모님은 그림을 안 그리시지만 예술가 기질을 타고 났어요. 선생님이 원하는 포즈를 스스럼없이 취하는 사모님이 얼마나 멋지셨는지요.
김상락: 아이들도 모두 다 잘생기고 똑똑했어요. 영주, 웅주 두 아들과 딸, 애주, 모두 독특한 개성의 소유자들이죠. 웅주는 어릴 때 하늘을 날아 보겠다고 하다가 떨어져 다치기도 하고,
이영혜: 한마디로 대화의 진지함이 느껴지던 분이셨습니다. 엑기스적인 삶을 사는 분이라고 해야될까?
장완두: 순수 회화를 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제자들에게는 결코 당신의 의지를 강요하지 않으셨습니다. 다양한 조형작업을 제자들에게 시키신 거죠. 뿐만 아니라 교육 방법에는 철두철미 하셨습니다. 제자들을 발탁해서 열과 성의를 다해 밤늦게 까지 가르치셨고, 수채화며, 인체 뎃상이며 풍경화며, 실질적인 교육을 시켜 주셨습니다. 제가 고3때 선생님께서는 저와 제 친구의 2인전도 열어주셨습니다. 학생들의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는 어떤 노력도 마다하지 않으셨죠.
강상중: 얘기를 듣고 보니 참 대단하신 분 같습니다. 선생님의 이번 전시는 급박한 현실에 대한 정문일침을 시사할 것 같군요. 당신을 나타내기는 고사하시면서 훌륭한 제자들을 많이 길러내셨으니...
장완두: 윤선생님께서는 선생님의 작품을 보시고 보지 못했던 호풍이라고 하셨는데...
은진섭: 아무래도 중앙 무대에서 활동하면 이리저리 여러 사조에 휩쓸려 방향감각을 잃기 쉬운데 선생님께서는 교류가 없었기 때문에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하셨다고 생각됩니다.
강상중: 홀로 작품 활동을 하시면서도 게을러 지지 않고 끊임없는 수련을 해오신 것이 작품에서 느껴집니다. 예순을 넘으신 분의 그림이 너무나도 싱싱해서...
윤진섭: 네, 독특한 칼라를 지니신 분입니다. 바깥 세상에 드러나지 않고 활동하시는 분들의 작품 중에 훌륭한 것이 많이 있습니다. 어쨌든 한 작가의 작품이 그의 생활과는 별개일 수가 없는 것입니다. 오늘 저는 선생님 그림에 대한 이야기보다 평소의 인간적인 부분을 제자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소득이랄 수 있겠습니다. 우리 시대에도 감추어진 보물 같은 작가가 더러 계십니다. 진정한 가슴과 눈으로 찾아야 합니다. 이번 선생님의 작품전을 계기로 숨은 작가의 발굴에 더 큰 노력을 쏟아볼까 합니다. 애정과 존경을 오랫동안 지닐 수 있는 스승이 있다는 것은 참으로 흐뭇한 일입니다. 세 제자 분은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걸 아셔야 해요. 모쪼록 이번 전시가 진정한 교육자로서의 미술 선생님, 그리고 정년 퇴직을 하시고 비로소 첫 데뷔를 하시는 화가 최홍원으로서 성공적으로 마쳐지기를 바라겠습니다.
정리 • 김윤수 (행복이 가득한 집 편집부 기자)
